내가 처음 사진에 입문하면서 쓴 카메라가 집에 굴러다니던 Rollei 35 S 모델이었다.
그때가 고등학교때 였으니까, 거의 강산이 두번바뀌기 전쯤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이걸 들고, 사진반 선생님 따라 산으로 들로... 많이도 다녔었는데...
당시에는, 내 카메라가 다른 친구들의 SLR카메라와 비교가 되어서 얼마나 초라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성능이고 기능이고를 떠나서, 어린마음에 그 SLR의 뽀대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인듯 하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에는 롤라이의 가치를 몰랐던 거 같다.
값으로 치면 당시 웬만한 SLR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듯 한데, 당시에는 뽀대가 안난다는 이유와 집에 굴러다니는 허접한넘 하나 들고 댕긴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정말 꿀꿀했던것 같다.
그렇다고 비싼 SLR을 부모님께 사달라고 조르기도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도 있고...
하여간, 그후 어찌어찌 하다가 졸업하고 대학입학과 군대 갔다오면서, 잊혀졌을 무렵,
대학시절 다시 사진에 관심이 생겨서 휴대면에서 최고인 이 카메라를 찾아보았지만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후라 온집안을 뒤져도 찾을수가 없었다.
누가 집어 간건지 어떻게 된건지.. 하여간...
처음 사진을 배운 기기라서 그럴까...
그로부터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득 문득 그놈이 생각이 나서, 중고로라도 한 사볼까 이곳저곳 기웃거려 봤는데...
내 기억속의 롤라이와 동일한 모델은 거의 중고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었다.
그런데... 오늘...
주말에 이사를 하기 위해서 짐을 정리하다가...
다락 비슷한 깊숙한 곳에서... 나 아직 살아있수~ 하고 이녀석이 얼굴을 빼꼼히 내미는 것이 아닌가...!!!
감동의 도가니... 울먹~
<요녀석은 핫슈가 사진처럼 아랫쪽에 달려있다. 전용플레쉬는 덤이다. ㅋ>
이참에, 모델도 확실히 찾아보았는데...
생산년도 : 1978년 10월 ~ 1979년 7월
생산 수량 : 8,000 대
바디색상 : 은색
렌 즈 : Rollei HFT Sonnar 40mm f2.8
필터 구경 : 30.5mm
셔터 스피드 : B-2-4-8-15-30-60-125-250-500
노출 방식 : 지침합치식(match-needle), Cds(황화카드늄;cadmium sulfide)노출계
크기/무게 : 97mm(가로) x 60mm(세로) x 32mm(두께) / 370g
배터리 : 1.35v 수은
Rollei 35 S 1,500,000대 생산기념 모델로써, 오크잎이 새겨진 모델은 3,000대만 생산되고 미국에서만 판매되었다. 그 후 오크잎이 없는 Rollei 35 S Silver 는 5,000대 생산하고 유럽에서 판매되었다. 카메라 뒷쪽 우측 하단에 사용자의 이름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처음 Rollei 35 S Silver 가 판매될때 $155(DM 375)였는데, 2001년에는 $500 정도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내가 중고시장에서 그리 살려고 찾아도 매물을 찾기 힘들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나름대로 ... 한.정.판. 모델이었던 것이었다... ^^;
150만개 판매기념으로 만든 5000개 중에 1개라니...
나름대로 나에겐 레어 아이템이 되겠다. ^^;
알코올 솜으로 정성껏 닦아내고, 손질을 해보고 일단 테스트...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 하는듯 하다.
노출계 전지만 새걸로 갈아주면 실사에 문제없을것 같은데...
벌써 이번 주말이 기대가 된다.
간만에 아주 오래전 느꼈던 롤라이 35의 느낌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