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그동안 나의 훌륭한 비서역할을 해 주었던 TH55를 방출했다.
그리고, 그에 앞서 얼마전 투피 장터에서 엉겹결에 구입했던 X51V도 함께...
TH55는 PalmOS로 구동되는 기기들 중에서도 무언가 한 획을 그은 기기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Palm Vx의 카리스마에 비할바는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 (Vx가 공개되었을 당시의 느낌과 처음 손에 쥐었을 때의 그 흥분된 기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물론 소니가 그 후속기종을 발표하지 않고 PDA사업을 접었기에(물론 일본 내수시장쪽은 명맥이 조금더 이어져가긴 했었다) TH55의 인기가 지금까지 지속될 수도 있었겠지만, 만약 소니의 PDA사업이 계속되었다 하더라도 TH55이상으로 완성도 높은 기기가 나와주긴 조금 힘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음. 글을 쓸려고 했던게 이건 아닌데...
하여간...
현시점에서 하이엔드급 PPC의 양대산맥이라 불리우는 HP HX4700과 Dell의 X51V중, X51V를 얼마전 입양했었다.
PPC라고는 아주 오래전 컴팩 3630을 거쳐 일부 PPC폰을 제외하고는 오랫만에 접하는 것이라, 처음 PPC를 접했을때의 실망감이 컸었던것 만큼 무언가 크게 달라져 있을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컸었다. 게다가 WM5 라는...
약 2주일 정도를 씨름하여 손안에 딱 들어온 녀석을 들고 느낀점은, 아직은 아니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베스트셀러라 불리우는 컴팩 36xx 시리즈 이후에, 뭔가 달라진 것이 있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과도기(?)적인 여러가지 PPC들을 접해보았지만, 당시에도 아직은 아니다. 라는 답 뿐이었다.
오늘 문득 어떠한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PPC를 접하면서 아직은 아니다 라는것은 다음번에는 맞다 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그렇지 않다." 였다.
PPC라는 기기는 영원히 나에게는 맞지않는것 이 될 수도 있는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기에 "PDA라면 이래야 한다..." 라는 기준에 PPC는 그 태생부터가 부합할 수 없기때문이었다.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이걸 깨닫는데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린것같다.
내가 생각하는 PDA란...
1. 휴대가 간편해야 한다.
2. 최소한의 동작만으로 수초안에 즉각적으로 원하는 정보를 조회또는 입력할 수 있어야 한다.
3. 전체자료의 검색이 용이하여야 한다.
4. 직관적이어야 한다.
5. 베터리수명은 길수록 좋다.(당연한것 아닌가 ㅎ)
6. 녹음이 되는것 (최근 녹음의 유용성을 많이 경험하다보니^^;)
7. 해상도가 높아서 한 화면에 보다 많은 데이터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8. 리모콘이 되면 좋겠다.
9. mp3가 되면 좋겠다.
10. 동영상 되면 좋겠다.
이중에서 2번은 PDA라는 기기를 사용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6-10번까지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리 크게 상관없는 기능들이다. 사실 이 모든것이 다 되는 기기가 있어도 결국 따지고 보면 쓰는 기능만 쓰게되기 때문...(사실 최신의 Palm 기기는 10번까지 다 되긴 한다.^^;)
내가 즉석으로 상기에 나열한 10가지 기준은 일반적인 PPC사용자들이 생각하는 PDA라는 기기에 요구하는 기준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어떤이의 경우는 9번이나 10번이 자신이 PDA라는 기기로부터 바라는 가장 중요한 기능일 수도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차이... PDA라는 기기에서 충족되어지길 바라는 기본적인 개념의 차이에 따라서 사용해야만하는(?) 기기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경우, PDA의 주 활용목적은 흔히들 PIM(Personal information manager) 또는 PIMS(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라고 부르는 개인정보 관리시스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 이외의 기능들은 옵션으로 그저 활용의 재미를 더 느끼게 해 줄 뿐이다.
따라서, PIMS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PalmOS가 탑재된 기종들을 쓰는게 맞는 것이다.
(다행히 최신의 팜 기종들은 부외적인 엔터테인먼트적인 측면의 기능들도 대부분 커버해주고 있다. ^^;)
반대로 예를들어 동영상 운용등의 엔터테인먼트쪽의 기능이 주가된다면, Palm보다는 PPC를 선택하는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Palm이 왜 PIMS에 강하냐고 묻는다면, Palm의 태생이 원래 PIMS를 운용하기위한 OS였기 때문이라면 대답이 될 지 모르겠다. 따라서 PPC가 어느정도 PDA상에서의 PIMS에 관한 해법을 내놓는다하더라도 Palm의 그것을 따라가기는 힘들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반대로 Palm은 PPC의 최대장점인 멀티테스킹은 현재상태에서는 실현 불가능하다. 그외에 Palm에 비해서 PPC만이 갖는 장점도 물론 무수히 많다.
PPC와 Palm을 오직 동일한 활용도를 목표로 놓고 본다면, 상호간의 이견이 분분해 질 수 있겠지만,
그 기본적인 태생이 다르다는 점과 활용적인 측면에서의 장단점만 분명히 짚고 넘어간다면, 처음 PDA를 접하고자 하는 사용자들도 PPC와 Palm사이에서 오랫동안 고민할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여담으로, 본인이 PDA라는 물건을 처음 접했을 무렵, PDA는 PDA일뿐... 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PDA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PDA를 사들고, 이게 집에서 쓰는 컴퓨터처럼 모든게 될것처럼 상상하다가 마음처럼 되지 않자, 동호회 게시판에 "PDA에서 아래한글이 왜 안되죠."등의 뜬금없는 질문 몇개 날리다가 상심하여 도로 되팔아 버리는 일도 가끔 볼 수 있었다.
당시로서는 비싼 돈을 주고 산 PDA이기에 모든게 다 되는 것으로 생각한 손안의 컴퓨터쯤으로 기대했던 탓이다.
지금 다행인 것은 그당시 보다는 PDA의 성능이 많이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처음 PDA를 접하는 사용자들이,
PDA 활용의 주요 목적에 PIMS(개인정보 관리시스템)를 우선순위에 두고, 정보검색의 편리성과 직관적인 기기의 운용을 원한다면 Palm계열의 PDA를 권하고 싶다.
그렇지않고, 다른 엔터테인먼트적인 기능을 우선순위에 둔다면 PPC를 선택하는게 나을것이다.
물론 Palm도 동영상이나 음악재생등 기본적인 기능들은 OS5로 넘어오면서 PPC의 그것과 비교했을때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생각한다. (그 덕분인지 이전의 Palm의 간결함과 심플함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감자와 고구마를 두고 어느것이 맛이 있네 없네 하는것은 어불성설이다.
전라도 감자와 강원도 감자를 두고, 어느것이 맛이 있네 없네 하는것이 맞는것이다.
본인의 생각에 PPC와 Palm은 감자와 고구마의 차이다.
입맛에 맞는것을 먹으면 되는것이지, 어느것이 더 맛이 있다 없다는 비교는 무의미한 것이다.
p.s. 감기몸살에 그냥 멍하니 누워있다가 끄적인 글이라 중간중간에 문맥도 이상하고, 앞뒤도 안맞는것 같고,
내가 생각하는바가 정확히 전달될런지 의문스럽다. 수일내 맑은 머리로 수정을 좀 해야할지도...
<추가>
쓴 글을 아무리 읽어보아도, 이상하게 허전하다 했더니, 정작 하고자 했던 말을 빠뜨려먹었다. 역시 약기운 탓인가... ㅋㅋ
결론은 본인이 더이상 PPC에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내가 생각하는 PDA의 용도에 적합한 기종은 Palm.
정작 이 말을 하고자 저 장문의 글을 써놓고선... 쯧